ADHD와 함께 나타나기 쉬운 다른 문제들 2 – 학습장애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인 OO이는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점점 쓰기와 읽기가 어려워지는 것 때문입니다. OO이의 지능은 우수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책을 읽을 때 모습을 보면 글자를 자주 빼먹거나 다른 글자와 혼동하고, 제대로 띄어읽기를 못하고, 일기 등 쓰기 숙제를 내주면 간단한 문장으로 짤막하게 표현할 수 있을 뿐 우수한 지능에 비해 능숙한 글쓰기가 안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동기부족으로 생각한다는 얘기를 듣지만 실제, 아이의 말을 들어보면 열심히 하려고 해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OO이는 병원 소아클리닉에 내원하여 평가한 결과, 지능지수가 110이었지만, 기초학습능력검사 상 읽기영역과 쓰기영역의 점수가 많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여 학습장애로 진단이 되어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OO이가 진단을 받은 학습장애는 무엇일까요?

혹, 우리 아이도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저번에 알아보았던 TIC에 이어, 이번에는 학습장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습장애란 무엇인가요?

OO이 같이 전반적인 지능은 정상 또는 우수한 수준의 아이들 가운데 특정한 한 두 가지의 학습 영역에서만 능력상의 결함을 보이는 장애를 학습장애라고 합니다.

이는 동기 부족이나 지능문제로 인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는 덧셈을 어려워해요.”

“학습장애는 글쓰기만 힘들어하나요?”

학습 장애는 다시 읽기장애, 산수장애, 쓰기장애 등으로 나뉩니다.

이중 읽기장애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동 100명 중 약 4-5명 정도에서 발견되는 비교적 흔한 문제입니다.

양상을 보면 앞서 소개한 OO이의 경우처럼 초등학교 1학년까지는 잘 발견이 되지 않다가 3학년부터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아동들은 소리를 내어 책을 읽을 때 단어를 빼먹고 읽거나 없는 글자를 집어넣어 읽기도 하는 실수를 많이 하고, 특히 문장의 길이가 길어지면 어려움이 심해집니다. 읽는 속도도 아주 느리고 읽고 이해하는 능력도 떨어지며, 읽은 내용을 기억하는 능력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쓰기 장애 아동은 받침 오류가 많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잘 하려하지 않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더 심해지며, 문장 구성의 체계가 없고 추상적인 단어들에 특히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산수장애(수학장애) 아동은 의미있는 셈을 잘 못하고, 계산에 어려움이 있으며 분류, 집합 등 수학적 개념의 이해에 장애가 있습니다.

이럴 때 학습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어요.

1) 치기와 시기, 개나리와 미나리 등 자-모음 끝말의 발음이 비슷하면 음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2) 말로 지시하는 것에 따라는 게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3) 짧은 시, 노래의 가사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등 단기기억력에 문제가 있다.

4) 카드에서는 ‘집’이라는 단어를 읽을 수 있으나 문장 속에서 제시하면 못 읽는다.

5) 읽을 때에 단어, 줄, 문장 등을 빼먹는 경우가 있다.

6) 말을 할 때 발음을 빠뜨리거나, 없는 발음을 첨가하고 대체하거나 순서를 거꾸로 말한다.

7) 음이나 단어를 틀리게 말한다.

8) 자기 학년 수준의 단어를 알지 못한다.

9) 단어를 쓰거나 읽을 때 빠뜨리거나, 첨가하거나, 잘못읽거나 순서를 바꾼다.

10) 비슷하게 생긴 글자를 구분하지 못한다.

11) 읽어주면 이해를 하지만, 스스로 소리내지 않고 읽게 하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12) 단어 사이, 글자 사이, 문단 사이를 적절히 띄어쓰지 못한다.

13) 글자 숫자를 거꾸로 쓴다.

14) 받아쓰기를 제대로 못한다.

15) 더하기를 하다가 빼기를 하면 못 푼다.

16) 계산 기호를 혼동한다.

17) 세로식 수학문제를 순서를 거꾸로 해서 풀거나, 단위를 맞추지 못한다.

*체크 문항이 10개가 넘으면 학습장애가 의심됩니다.

- 출처: 부모가 체크해보는 학습장애 평가표(초등학생용-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개발)

학습장애, 어떻게 치료할까요?

학습장애는 지적장애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므로 조기에 치료받을 경우 치료적 효과가 큽니다.

치료는 특수교육적인 방법과 상담입니다. 그러나 그 전에 정확히 어떤 영역에 어느정도 장애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평가가 중요하겠습니다. 그러므로 학습장애가 의심되는 아동은 일단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아서 평가를 정확히 하고, 이에 따른 개별적 치료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학습장애는 치료를 조기에 받으면 성과가 매우 좋습니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학습 부진으로 인해 자존심의 저하, 불안, 우울 및 학교거부 등 다양한 행동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학습장애아는 이미 학습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자체로 상당한 자존감의 손상이 온 상태입니다. 이럴 때 부모님마저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더욱 큰 손상을 가져와 자포자기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시험에서 70점 못받으면 쫓겨날 줄 알아, 엄마는 공부 잘했는데 너는 왜 이 모양이야?, 형 좀 본받아.”등의 이런 말들은 삼가셔야 합니다.

에디슨, 아인슈타인, 탐크루즈, 미국의 부시 대통령 형제 등 모두 학습장애 특히 읽기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인물들이며, 심한 경우 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학습장애를 극족하고 훌륭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이는 가정의 절대적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이의 학습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서울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장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